[독자 마당] 앞서 가는 한국
오랜만의 한국 방문이라 예상은 했지만, 한국은 내 예상보다도 훨씬 앞서 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내가 떠났던 시절과도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지금은 국내선 항공권, KTX는 물론 모든 호텔들도 예약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호텔 숙박비도 미국처럼 합리적으로 책정돼 주중, 주말은 물론 매일 매일이 다 다를 정도였다. 워낙 예약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보니 호텔의 프론트 테스크에서 조차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강남에 있는 한 대형 호텔도 마찬가지여서 대낮임에도 직원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약속한 번호로 전화를 하니, 그제서야 지배인이란 젊은 사람이 나타났다. 우리 세대는 모든 거래가 사람을 만나 대면한 후에야 이뤄졌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사람을 보지 않고도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거래를 하고 결재까지 하고 있다. 하기야 식당에서 음식을 시켜도 로봇이 앉아있는 자리까지 배달해 주는 세상이니, 이런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에게는 생소하다 못해 불편하기가 짝이 없다. 그리고 크고 작은 가게, 건물들의 모든 문들은 버튼을 눌러야만 열리는 구조다. LA에서 50년을 넘게 살아도, 달라진 모습은 다운타운에 빌딩 몇 개가 새로 들어서고 여기저기 신축 아파트들이 생긴 정도다. 하지만 한국은 계속해서 곳곳에 새로운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다. 김포 공항도 지하로 5층까지 내려간다. 땅 덩어리가 좁으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땅 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수 밖에 없겠지만. 지하 시설물들이 워낙 많이 생기니 한반도는 휴전선을 돌파할 필요도 없이 조만간 땅 밑으로 통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영세 / 은퇴 목사독자 마당 한국 호텔 숙박비 예약 시스템 지하 시설물들